전담사법경찰관·진술조력인 없이 수사받은 발달장애인들 같은 일 반복되지 않도록 형사소송법·발달장애인법 개정 부산에서 시작된 문제 제기…“전국 수사 현장 바꿔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활동가들. 사진 대한민국 국회
중증 발달장애인 두 명이 아이스크림 한 개를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것에 대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한 경찰과 검찰.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두 사람 모두 진술조력인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발달장애인 전담사법경찰관도 한 명에게만 배치됐다. 장애특성을 고려한 충분한 조력 없이 조사가 이뤄지면서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사건이 부산에서만 일어나라는 법이 없다는 우려 속에 발달장애인의 사법접근권 보장을 위한 법 개정 작업이 시작됐다.
18일 오전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 활동가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의 사법접근권 보장을 위한 「형사소송법」과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발달장애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안에는 장애로 인해 의사표현이 어려운 경우 경찰과 검찰의 수사 과정뿐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도 장애인 피의자나 피고인이 진술조력인을 둘 수 있도록 했다. 경찰과 검사, 법원은 장애인 피의자나 피고인이 진술조력인을 신청할 수 있음을 미리 고지할 의무도 가진다.
발달장애인법 일부개정안에는 발달장애인의 조사 또는 심문 시 의무적으로 전담사법경찰관이나 전담검사를 배치하고, 발달장애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수사기관이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8월 24일 개정된 「경찰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 규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전담사법경찰관을 배치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어떠한 예외도 없이 발달장애인을 조사할 때 전담사법경찰관을 배치하도록 했다.
부산에서 시작된 문제 제기가 수사 현장을 바꾸도록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부산 아이스크림 사건을 언급하며 “(해당 사건도) 조사 과정에서 발달장애인 전담사법경찰관이 배치되지 않았고, 진술조력인 없이 조사를 받았다”며 “조사 과정에서의 방어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구조적인 사법 불평등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진정한 사법 정의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발달장애인의 실질적인 사법 권리 보장과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완성을 위해 법안 통과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종술 부모연대 회장 역시 “(발달장애인의 사법접근권 보장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의 문제이자 대한민국의 형사사법제도가 얼마나 인권의 원칙에 충실한가를 묻는 문제”라며 “수사받는 순간부터 재판이 끝나는 순간까지 발달장애인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한성화 부모연대 부산지부장은 “법과 제도가 있다는 것만으로 발달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다”며 “부산에서 시작된 문제 제기가 전국의 수사 현장을 바꾸는 제도적 변화로 이어지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